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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안식처

예전에 파도에 밀려 바다에 잠기는 것에서 차라리 편안함과 안도감, 해방감을 느낄 수 있을 것 만큼 답답하고 외롭게 느껴지는 날이 있었다고 글을 쓴 적이 있다. 까맣고 까매진 마음, 빛 한줄기도 묻어버릴 만큼 어두워진 마음에 쓴 글이었는데, 다시금 생각이 나는 요즘이다. 해방감은 뻥 뚫린 곳에서만 느꼈고, 그런거라 생각했는데, 차라리 물에 잠겨 이 세상을 뜨는 것이 더 해방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나온 말들이었다. 이제는 그렇게까지는 생각하지 않지만. 내 마음대로 움직여주지 않는 마음과 내 생각대려 내뱉어주지 않는 입 과 행동때문에 나는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사람이 되어간다. 여전히 학창시절 트라우마 핑계대며 가만 앉아서 쳐다만 보는 여자가 되어간다. 그 핑계 때문에 나의 자존감이 떨어져 가는 것 아닐까. 달콤한 꿈과 음란한 꿈을 연속적으로 꿔 정신이 아득할 만큼 혼란한데도 한 사람만 바라보고, 그 한사람이 나를 봐주지 않을 거라고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서, 아니 사실은 그것이 사실이 아닐지라도 나는 그렇게 늘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 나의 자존감 하락 포인트겠지. 아무나에게 사랑받고 싶지만 자존심만 강한 사람이라 그런 말은 입 밖에도 내지 않고, 상상마저도 꺼버린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작은 사랑 하나 받는게 최상의 행복이라 생각하는 멍청이니까, 주변에 사람이 많아도, 대화를 나눠도, 껴안고있어도, 손을 잡고 있어도 외로움이 가득한 요즘이다. 나는 너무 마음을 준걸까, 저속충전기밖에 없는 기기가 많은 메모리와 밧데리 낭비를 하고 있는 기분이다. 나는 마음을 준 것에 비해 받은 마음이 없다. 나는 또 여기서 한 포인트. 여자친구가 있는 그에게는 나의 마음을 들키기 싫다 라며 말은 늘 하지만, 이기적인 나여서 속으로는 맨날 누가 좀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외친다. 지친다. 겉과 속이 다른건 언제나 지친다. 이인분 몫을 하나가 해야하니까 지칠만도하다. 그러면 그냥 편하게 속마음대로 살면 되지않냐고, 사실 그것도 맨날 마음속 내가 늘 머리와 몸뚱아리한테 설교한다. 그런데 진짜 왜 마음대로 움직여주지 않는가, 그 까닭도 알지. 자신감과 자존감의 문제다. 나를 많이 사랑하지 않는 나는 늘 자신의 부족함에 미움받을 것이 분명하다 생각하기에 지레 겁 먹은 것이다. 이런거지 난 못생겨서 좋아하는 것을 들킨다면 분명 날 미워하고 부담스러워 할 거야. 이렇게 생각하는 거라 보면 된다. 나도 참 아니라 생각하고 싶어도 나름 팩트라 슬프다. 그래서 요즘 다이어트를 하고있는건데, 10월2일 그날부터 솔직히 강제 다이어트였지. 당일 그때는 너무 긴장되어서 술만 들이키느라 입맛이 없었고, 다음날부터는 심장이 입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은 두근거림의 반복에 의해 입맛이 뚝뚝 떨어져서 밥을 못먹었다. 그렇게 위가 줄고 입맛이 줄어 여전히 섭취량은 줄었고, 그 뒤로는 그것을 기회삼아 식욕을 억제하고 있었다. 그래 차라리 이렇게라도 나 자신을 가꾸면 나도 날 사랑해줄 수 있을거야. 나 자신을 사랑하면 다른 사람들도 날 좋아해줄거야. 그때까지 제발 열심히 살아남자. 생존하자. 살아남지 말고. 살아있자. 그가 그랬듯이 살아 있어만 줘도 나의 가치가 생길지 모르니까. 해방되자 이 암흑속에서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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