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치고 빨리 빠지는 이유가 뭐냐면 사실은 나도 잘 모르겠다. 심리적으로 무얼 뜻하는지는 그냥 대충 정리해보면 아마도 좋아하니까 자꾸 챙겨주고는 싶은데 그걸 또 정성스럽게 준비하거나 고민한걸 들키면 부담스러워하고 그 부담이 곧 어색함이 되고 그 어색함이 또 다시 불호로 변할까봐 나는 언제나 미리 상상하는게 버릇이 되어서 언제나 끝을 내 멋대로 단정지었다. 어차피 내가 좋아해줘도 싫어할거야 라고. 그렇다고 싫어하는 마음이 내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니라서 맨날 하루에도 몇 번씩 생각나고 그 생각에 심장이 욱씬거려서 안챙겨주고는 잠을 못 이룰 것 같아서. 맨날 이어폰 너머로 듣는 목소리인데 진짜 목소리를 듣고 싶고, 액정에서도 늘 보이는 얼굴인데 진짜 눈 앞에서 화가 난 표정이든 기분 좋아보이는 얼굴이든 보고싶고 그러는데 어떻게 내 마음대로 좋아하는 마음을 바꾸겠어. 하루라도 그사람 생각 안해본다면 마음이 좀 편할까 싶어도 맨날 떠올려도 맨날 보고싶은데 그게 마음대로 되겠냐고. 아직 이제 한달이야 좋아한지.. 맨날 1년 2년 짝사랑 마스터했노라 생각했는데, 이번 짝사랑은 왜이리 하루에도 몇번씩 심장이 아렸다가 아팠다가 욱신거렸다가 무겁고 묵직하게 두근거렸다가 그러는지.. 심장에 이상이 있는건가? 하고 웃어 넘기기도 많이 했다. 안보니까 식욕은 돌아오더니만 아 안되는데 나의 좋은 다이어트촉진제, 식욕억제제 였는데 안보니까 식욕폭발이구나. 또 이야기가 산으로 가네. 어쨌든 내가 항상 자그마한 선물을 줘도 주절주절 자랑하지 못하고 소개하지도 못하고 치고 빠지는 이유가 그런거지 뭐 맨날 시크한척 이 선물 별 생각없이 주는거야 오다 주운거야 그런 태도.. 그래놓고 고마워하면 또 좋아할거면서 왜 이러는지 나도 모르겠다. 몸과 마음이 영 따로 노니까. 더 물어보고 그러지 더 대화 이어나가려고 해보지 좀.. 또 그러면 귀찮아할거라며 먼저 대화를 끊는 나 멍청이
2016